2017년 돌아보기

한 줄 요약: 결국 사람이다

가정 외에 제가 엮인 세 집단에서 격변이 일어났습니다. (우리나라도 많이 바뀌는 중이지만 이건 빼고요.) 그런데 각 집단의 격변을 겪으면서 얻은 결론은 모두 같습니다. 결국 사람이다.
페이스북에 적은 글을 옮겨봅니다.

결국, 처음부터 끝까지 사람이구나 싶다.

남는 것도 사람.
좋은 기억도 사람.

반대도 그렇고...

저는 격변하는 세 집단 중 한 곳에서는 떠났고, 다른 두 집단에서도 (물리적이든, 마음으로든) 떠날 예정입니다.

공부

강남 인프라 스터디

전반기에는 한 사람씩 돌아가면서 인프라 분야에서 공부하고 있는 내용을 발표했고, 후반기에는 ⟪코드로 인프라 관리하기⟫ 책으로 발제를 한 후 자유 주제를 나누었습니다.
infrastructure_as_code

저는 전반기에는 거의 참석하지 못하고 후반기에만 참석할 수 있었습니다.
모임에서 두 가지 새로운 방식을 경험했는데,

  1. 첫째는 책 내용을 정리할 때 Paper라는 서비스를 사용하여 여럿이 공동으로 작업했던 것입니다.
    Paper는 공동 작업과 마크다운 문서 작성에 초점이 맞춰져 있는 구글 독스 같은 문서 도구입니다. 독립 서비스를 드롭박스에서 인수하여 자체 서비스화한 듯 하고요. 작성한 문서를 .docx.md로 다운로드할 수도 있습니다. 사용료는 무료!
  2. 둘째는 발제자를 미리 정해두지 않고 모인 사람 중에 제비뽑기로 정한 것입니다. 발제자를 미리 정하면, 발제자만 책을 읽게 되는 부정적 경향이 발생하는데, 이를 방지하고자 발제자를 미리 정하지 않고 모인 사람들이 사다리를 탔습니다. 사다리의 신이시여! 책을 안 읽으면 모임 가기가 엄청 부담스러워지는 부작용도 있었지만, 스터디 준비를 충실히 한다는 면이 더 크게 느껴졌습니다.

Machine Learning 스터디

알파고의 업그레이드 소식에 매번 놀라다가, 동료들끼리 머신 러닝 공부를 해보자고 만든 스터디입니다. ⟪밑바닥부터 시작하는 딥러닝⟫ 의 한 챕터씩을 공부했지만, 사전 지식 없이는 버겁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결국 낙욧님의 케라스 정리로 갈음하고, 알고리즘 스터디와 머지되었습니다.

알고리즘 스터디

구성원들의 형편이 되는 대로, ⟪알고리즘 문제 해결 전략⟫을 천천히 읽으며 진행한 알고리즘 스터디입니다. 대외적으로는 알고리즘에 익숙해지려는 목적으로, 대외비로는 코딩 인터뷰에 대비하려는 목적으로 진행되었고, 아무래도 퇴사 후에 더 열심히 모이고 있습니다. (시간도 있고, 필요할 일도 많으니...)

이 외

  • 강남순 교수님의 ⟪용서에 대하여⟫ 책 콘서트 - '다양성과 환대'라는 주제와 강남순 교수님께 푹 빠져버렸습니다. 책은 아직 안 읽었지만
    아래는 내용이 완전히 같지는 않지만, 강남순 교수님의 비슷한 강의입니다.
  • 정의당 정치 아카데미 '듣도 보도 못한 정치' - 스웨덴의 해적당, 스페인의 포데모스 등 세계 각지의 정치 실험 사례를 살펴보고, 우리나라 촛불 혁명의 의미도 되짚어 보았습니다.
    아래는 이진순 교수님의 같은 주제로 발표하신 강의 영상입니다.
  • 사교육 걱정 없는 세상 '초등 사용 설명서' - 큰 아이가 초등학교에 입학한 시기에 딱 맞춰, 자녀 양육과 교육에 대한 여러 선생님들의 강의를 들을 수 있는 기회였습니다. 큰 틀에서 우리 부부의 평소 생각이 지지받는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 책 스터디 ⟪국가란 무엇인가⟫ - 국가에 대한 다양한 사상들을 이해할 수 있었던 공부 모임이었습니다. 아래는 재출간 기념 강의 영상.
  • 어린이 문화 연대 '어린이 공연예술비평 활동가 과정' - 어린이 연극, 어린이 영화, 어린이 노래 등 어린이들을 위한 문화 전반에 대해 너무 가볍게 여겨왔음을 깨달았습니다.
  • 나니아의 친구들 ⟪오독 - 문학 비평의 실험⟫ 출간 기념 모임 - 예전에 출간되었던 ⟪문학 비평에서의 실험⟫을 홍성사에서 재발간한 기념으로 C. S. 루이스 팬 클럽이 모였습니다.
  • 어벤져스쿨 '부동산 컨퍼런스' - 제게 부동산은 막연하게 부정적인 대상이었습니다. 부동산 컨퍼런스에 가면서도 강사들이 죄다 '부동산 사라'고 말할까봐 걱정을 했는데, (제 느낌에는) 투자 대상과 삶의 터전이라는 양면을 균형 있게 설명해주어 좋았습니다.
    아래는 '붇옹산 TV'라는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시는 붇옹산님의 후기/요약 영상입니다.
  • 정의당 정치 아카데미 가을 학기 '헌법이 당당한 나라' - 우리 헌법에 어떤 면이 부족한지, 헌법이 우리 삶에 얼마나 큰 영향을 끼치는지를 배웠습니다.
  1. 헌법의 주인공은 나야나 by 한상희 건국대 로스쿨 교수
2. 몰랐어? 문제는 선거제도야! by 하승수 비례민주주의연대 대표 3. 내 삶을 바꾸는 개헌 by 이찬진 참여연대 사회복지위원회 실행위원 4. 헌법이 당당한 나라는 가능한가? by 심상정 의원
  • 나니아의 친구들 '루이스의 밤' - C. S. 루이스 서거 54주년을 기념하고자 모였습니다. 그 어느 때보다도 다채로운 멤버들이 다양한 형태로 자기 이야기를 들려 주었네요.
    아래는 자매노래단이 소개해 준 '기묘한 이야기'

C.S루이스 서거 54주년 행사에서 루이스 팬들을 만나고 왔습니다. 모임을 주최한 루이스 덕후 인영쌤부터, 트위터에 루이스봇 만드신 분까지 ㅋㅋ 재밌는 분들을 많이 만났다. 장소도 " #나니아의옷장 "! 루이스 팬들에게 완벽한 공간이다!! 루이스 팬들이 마음에 드는 구절을 서로 읽고, 발표하고, 노래도 배우고 그림도 감상했다. 나는 직접 만든 노래를 준비해서 들려드렸는데, 여기가 원래 공연장이라 음향시설도 있어서 좀 있어보였구, 또 다들 좋아해주셔서 감사했다. (사실 가사도 좀 절고 박예언은 우쿨렐레 손 얼어서 잘 못침 흑흑ㅋㅋ) 끝나구 앵콜도 외쳐두시고 노래 가사와 싸인도 책귀퉁이에 받아가주셔서 (엌ㅋㅋ 내가 왜?!) 무척 기뻤습니다. :) 남들 앞에서 노래를 막 시작한 저에게 아주 놀라운 경험이었어요. (나보다 낯가림 심한 예언이는 쑥스러움에 개복치처럼 죽을뻔함 ㅋㅋㅋ) 제 노래 실력은 영 늘지 않지만, "순전한 기독교" 책을 읽고 만든 가사가 꽤 마음에 드니, 기회가 된다면 풀영상을 제작해보겠습니다..! 오늘을 추억삼아 :D 제목은 <기묘한 이야기>입니다. 세상에 나쁜 나무는 없어도 나쁜 인간은 있지 사람은 이기적이면 안 된다는 생각은 어디로부터 왔을까 지구 위에 사는 사람들은 왜 모두가 옳은 방식으로 살아야 한다는  기묘한 생각을 떨치지 못하는 걸까 아무도 원하지도 않았는데 누구나 착한 일을 해야 한다 느껴 마음의 법칙을 만들어 준 자연의 중력같은 힘이 존재하는 걸까 옳은 일 하도록 재촉하고  그릇된 일에는 불편함을  느끼게 하는 그 어떤 힘이 존재하는 것 같다 그 힘이 만약 실제로 정말로 존재한다면 우린 늘 곤경에 빠질 수밖에 없다 피할 수도 몸을 담글 수도 없는 완벽한 백색의 선과 빛 그자체가 내 머리 위에 그려진다 그의 존재는 우리의 절망 그의 존재는 우리의 소망 누구도 완벽하게 깨끗할 수가 없네 빛 속에서 우린 한 점의 까만 얼룩이기에 그가 없는 삶은 아름다울 수 없네 그의 존재는 우리의 절망 그의 존재는 우리의 소망 *2

Guwon Park(@malangyou)님의 공유 게시물님,

프로젝트

StoryConti.com

5년 간 지인들에게만 공개했던 서비스를 올해 11월에 접었습니다. 가치관이 변하면서, 개선하거나 유지하려는 동력이 말 그대로 0이 된 탓입니다. 서버를 내릴 땐 무덤덤했는데, 막상 도메인 만료와 재연장 불가 경고 메일을 받으니 기분이 묘하더군요.

잘 가렴. 다른 곳에서 더 멋진 모습으로 나타나 꼭 성공하는 서비스가 되길.

SelectFix

편집자 시절에 자주 했던 일을 떠올려 봤습니다. 원고 파일 여러 개에 대해, 특정 단어를 찾아 다른 단어로 바꾸는 작업이었는데, 단어 뒤에 특정 조사가 붙거나 띄어쓰기가 있는지에 따라 바꾸지 말아야하기도 했습니다. 이럴 때 정규표현식을 사용해서 쏠쏠하게 재미를 봤죠. 낭패를 당하기도 했지만
당시에 이런 이야기를 동료께 했더니 자기도 좀 알려달라고 하셨는데, 문사철 출신에게 정규표현식을 배우라고 할 수는 없겠고... 고민했던 기억이 나더군요.
올해 여름에 파이콘에서 코딩 열정에 뽕을 맞고는 뭘 만들까 고민하다가 옛날 생각이 났습니다. 정규표현식을 눈에 보이게 만들면 편집자들이 사용할 수 있지 않을까? 그래서 일단 만들어보고 있습니다. 실제 편집자가 얼마나 편하게 사용할지는 미지수인데... 지인 피드백을 잘 얻어봐야겠네요.

사람들

13인의 아해 개발자

정말 유별난 열세 명이, 운명 공동체로 묶이리라곤 상상을 못했습니다. 외계인? 외인구단? 뭐라 규정하기 어려운 이유는, 인터넷에서 희화화되는 개발자들의 모습과는 다르게 정말 개성적인 사람들이기 때문입니다. 배울 점이 정말 많은 분들과 함께 지낼 수 있어서 영광이었습니다. 2018년 이들(저도 포함)의 운명은 어떻게 될지 너무나 기대되네요.

MPYMHR

두 달에 한 번 꼴로 모여서 인생사를 논하는 사조직입니다. 술은 거의 입에도 안 대지만, 속내를 다 드러낼 수 있는 사람들... 공동의 적을 경험해서 더 잘 뭉치는가 싶네요. 한 방향으로 뭔가를 진행하지는 않는다는 점이 중요하게 느껴집니다. 그냥 각자 살다가 모여서 수다 실컷 풀(다가 다 못 풀어서 아쉬워하)고는 또 각자 잘 살러 떠납니다.

4인방

빨갱이 네 명의 모임입니다. 생각이 다르고 환경이 달라도, 심지어 열다섯 남짓의 나이 차도 중요하지 않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사람과 사람이 만나서 그저 몇 가지 부분에서만 마음이 맞으면, 함께 할 수 있는 것 아닐까... 싶네요. 주로 종교/종교 권력을 비판합니다.

읽은 책

어떤 분들은 '2018년 내가 읽은 책 베스트 00선'을 적곤 하시던데, 저는 읽었거나 읽고 있는 책을 다 합해도 스무 권뿐이네요.

총평

다사다난한 한 해가 마지막까지 참 다채로웠습니다. 저는 원래 변화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 사람이었는데, 너무 큰 변화들이 한꺼번에 들이닥치고 여기에 대처하다보니 이제는 변화를 좀 즐기게 되었네요. 어차피 처음 살아보는 오늘, 그리고 내일이라는 생각으로 말이죠. 그래도 2017년보다 2018년이 좀더 무난하게 지나가길 바라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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